2026-10-12 16:05 (월)

5년만에 70% 감가된 마세라티 기블리, 지금 사도 될까?

정지민 에디터 | 2026-08-08
중고차 약 5분 소요

1억 2천만 원 럭셔리 세단의 씁쓸한 몰락
5년 만에 쏘나타 가격된 마세라티 기블리
5년만에 70% 감가된 마세라티 기블리, 지금 사도 될까? 1
사진=마세라티 기블리 / 마세라티 홈페이지 발췌
기사 요약
  • 출고가 1억 2천만 원 상당의 2020년식 마세라티 기블리가 5년 만에 3,500만 원대까지 감가되었습니다.
  • 무분별한 신차 할인 프로모션과 고가 수리비, 지속적인 전자계통 고장 및 누유 현상이 시세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 페라리의 기술력이 담긴 V6 트윈터보 엔진과 350마력의 출력, 예술적인 배기음은 이 차의 잊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 하지만 연식 대비 크게 떨어지는 실내 품질과 도심 기준 리터당 4km대의 낮은 연비 탓에 신중한 구매 결정이 요구됩니다.

[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신차 출고가 1억 2,000만 원을 호가하던 이탈리아산 럭셔리 세단이 불과 5년 만에 3,500만 원짜리 중고차로 전락했다. 2020년 12월식, 주행거리 44,000km를 기록한 마세라티 기블리의 현재 중고 시장 딜러 판매가다. 국산 준중형 세단 신차를 살 수 있는 가격으로 마세라티의 키를 쥘 수 있다는 사실은 예비 오너들의 마음을 흔든다.

감가율 70%라는 수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흔치 않은 폭락이다. 제 값 주고 신차를 구매한 기존 오너들에게는 피눈물이 나는 현실이지만, 3천만 원대 예산으로 수입 프리미엄 세단을 노리는 이들에게는 꽤나 매력적인 유혹이다. 하지만 이 극적인 가격표 이면에는 구매 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냉혹한 현실이 숨어있다.

눈물의 폭풍 감가,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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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세라티 기블리 / 마세라티 홈페이지 발췌

이토록 가혹한 감가를 맞은 가장 큰 원인은 신차 판매 당시 남발했던 대폭적인 할인 프로모션이다. 마세라티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천만 원에 달하는 할인을 얹어 차를 판매했고, 이는 고스란히 중고차 가격 방어 실패로 이어졌다. 신차 실구매가가 낮아지니 중고차 시세가 버텨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수입차 중에서도 손꼽히게 비싼 수리비와 부품값, 그리고 갈수록 하락하는 브랜드 선호도가 감가에 기름을 부었다. 경쟁 모델인 포르쉐나 벤츠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꾸준히 신형 모델을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하는 동안, 기블리는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수요는 줄고 매물은 쌓이면서 3,500만 원이라는 가격표가 완성됐다.

오너들을 괴롭히는 고질병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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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세라티 기블리 / 마세라티 홈페이지 발췌

저렴한 찻값에 혹해 덜컥 구매했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리비를 감당해야 한다. 기블리의 가장 대표적인 고질병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각종 전자계통 오류다. 경고등이 수시로 점등되거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먹통이 되는 현상은 기블리 오너들 사이에서 일상적인 증상으로 통한다.

파워트레인과 하체에서도 연식이 지날수록 문제점들이 여실히 드러난다. 엔진 오일 누유는 일정 주행거리를 넘어서면 높은 확률로 발생하며, 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하체에서 찌그덕거리는 소음이 올라오는 서스펜션 부싱류의 내구성 저하도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이다. 보증 기간이 끝난 차량의 경우, 이러한 고질병을 수리하는 데만 차량 가액의 상당 부분을 지불해야 한다.

삼지창의 마력, 거부할 수 없는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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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세라티 기블리 / 마세라티 홈페이지 발췌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기블리가 시선을 끄는 이유는 보닛 아래 숨겨진 심장 때문이다. 최고출력 350마력을 발휘하는 V6 3.0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은 페라리의 혈통을 이어받았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뿜어져 나오는 매력적인 배기음은 독일제 세단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마세라티만의 독보적인 감성이다.

전면부 그릴에 큼지막하게 박혀있는 삼지창 엠블럼과 유려한 외관 디자인 또한 강력한 무기다. 정차해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시선을 압도하는 존재감은 여전하다.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 들려오는 오케스트라 같은 엔진음은, 차가 가진 모든 단점을 일순간 잊게 만들 만큼 매혹적이다.

올드한 실내와 극악의 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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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세라티 기블리 / 마세라티 홈페이지 발췌

그러나 화려한 외관과 배기음에 취해 문을 열면 실망감이 밀려온다. 2020년식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실내 인테리어는 심각하게 올드하다. 10년 전 자동차를 보는 듯한 레이아웃과 떨어지는 조립 마감, 그리고 최신 IT 기술과는 거리가 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억 원이 넘었던 럭셔리 세단이라는 사실을 의심케 한다.

유지비의 핵심인 연비 역시 치명적인 단점이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7.9km에 불과하며, 시내 주행 시에는 리터당 4~5km 수준으로 곤두박질친다. 고급유를 필수로 주유해야 하는 고성능 엔진의 특성상, 매달 지출해야 하는 유류비 압박은 평범한 직장인이 감당하기에는 벅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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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세라티 기블리 / 마세라티 홈페이지 발췌

중고차 시장에서 3,500만 원으로 마세라티 기블리를 소유하는 것은 ‘가성비’라는 달콤한 유혹일 수 있다. 하지만 압도적인 배기음과 삼지창의 감성을 대가로 잦은 정비 스트레스와 값비싼 유지비를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예산의 여유가 충분하고, 차의 잔고장까지 감싸 안을 수 있는 자동차 마니아가 아니라면 구매 결정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 숨겨진 현실적인 기회비용을 꼼꼼히 따져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마세라티 기블리 자주하는 질문

정지민 에디터
withwalk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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