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단돈 3만 원 주유비로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2천만 원대 초반의 세단이 등장했다. 중국 북경자동차(BAIC)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폭스(Arcfox)가 내놓은 ‘2026년형 알파 S5 EREV’가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 시장에는 아반떼 가격에 그랜저급 공간과 전기차의 경제성을 누리는 차가 쏟아지고 있다. 반면 한국 소비자들은 3천만 원을 훌쩍 넘는 하이브리드 세단에 만족해야 하는 씁쓸한 현실이 대조를 이룬다.
충전 스트레스 0%, 주유소 안 가는 ‘EREV’의 마법

알파 S5의 핵심 경쟁력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라는 구동 방식에 있다. 이 차는 바퀴를 굴리는 동력의 100%를 전기 모터가 담당해 순수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가속력을 자랑한다. 동시에 차내에 탑재된 1.5L 가솔린 엔진은 구동에 개입하지 않고 오직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만 수행한다. 일상적인 시내 주행은 배터리만으로 최대 200km까지 달릴 수 있어 사실상 기름 한 방울 쓰지 않는다.
장거리 주행 시의 효율은 더욱 극대화된다. 배터리와 연료를 모두 가득 채울 경우 총 주행거리는 무려 1,200km를 넘어선다. 배터리가 소진되더라도 엔진이 전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내연기관 환산 시 20km/L 이상의 뛰어난 연비를 보여준다. 전기차의 치명적인 단점인 ‘충전 스트레스’를 완벽하게 지워버린 마법과도 같은 기술인 셈이다.
포르쉐 뺨치는 공기역학, 그랜저 품은 광활한 실내

차량의 기본 제원과 상품성 역시 글로벌 최고 수준을 겨냥했다. 알파 S5의 공기저항계수는 0.1925Cd로, 포르쉐 타이칸이나 테슬라 모델 S보다도 우수한 수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현대차 아이오닉 5와 맞먹는 2,900mm의 광활한 휠베이스를 확보해, 준대형급인 그랜저 수준의 쾌적한 실내 거주성을 제공한다. 저렴한 가격표를 달고 있지만 뼈대와 기본기만큼은 결코 타협하지 않았다.
실내로 들어가면 68인치 대형 AR-HUD와 퀄컴 8155 칩셋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닌텐도 스위치 등 외부 기기와의 연동을 통해 차박이나 캠핑 시 완벽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신한다. 국내 대표 하이브리드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알파 S5가 약 1,5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쏘나타의 구형 병렬식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훨씬 부드럽고 진보된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AS 원툴’ 韓 제조사 향한 뼈아픈 경고장

충전 인프라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6와 비교해도, 기름만 넣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알파 S5의 범용성이 돋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이처럼 가성비와 실용성을 모두 잡은 EREV 모델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조사들은 여전히 안방 시장의 굳건한 점유율에 기대어 이렇다 할 가격 파괴 혁신 모델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AS의 편리함’ 하나만 믿고 비싼 찻값을 지불할 것이라 착각해서는 안 된다.

알파 S5 EREV의 등장은 단순한 ‘가성비 중국차’의 호기를 넘어 한국 완성차 업계를 향한 매서운 경고다. 글로벌 트렌드에 뒤처진 안일한 상품 기획으로는 점점 높아지는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국내 제조사들 역시 뼈를 깎는 원가 절감과 기술 혁신을 통해, 진정으로 소비자를 위한 압도적 가성비 모델을 선보여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