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아우디가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손잡고 내놓은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 ‘AUDI’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그 중심에는 대형 전기 SUV 모델인 ‘E7X’가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크기다. 현대차의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보다 더 길고 넓다. 여기에 슈퍼카에 버금가는 출력을 얹었지만, 겉모습은 정제되어 있다. 100년 넘게 고수해 온 ‘네 개의 링’ 엠블럼까지 떼어내는 파격을 감행하며 아우디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중국 시장용 모델로 치부하기엔 차가 가진 스펙과 상품성이 너무나 ‘위협적’이다.
브랜드의 유산을 지우고 ‘실용’을 입다

아우디는 이번 모델에서 과감하게 브랜드의 상징인 엠블럼을 지웠다. 대신 전면부와 후면부에 ‘AUDI’라는 알파벳 레터링을 넣어 직관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는 전동화 전환이 빠른 중국 시장에서 기존의 프리미엄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디자인은 철저히 기능과 효율에 집중했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끄럽게 다듬어진 차체 라인은 거대한 덩치에도 불구하고 날렵한 인상을 준다. 지붕에 달린 라이다(LiDAR) 센서와 고해상도 카메라는 이 차가 보여줄 자율주행 기술의 수준을 가늠케 한다. 디자인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안전을 위한 ‘눈’을 곳곳에 심어둔 셈이다.
사이드미러는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일반 거울형과 카메라형(디지털 사이드미러)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되, 아직은 거울이 편한 운전자들을 배려한 구성이다. 혁신을 강요하지 않고 선택권을 준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접근 방식이 돋보인다.
팰리세이드보다 큰 덩치, 차박의 신세계

수치로 보면 체급 차이가 명확하다. E7X의 전장은 5,049mm로, 국내 대형 SUV의 대명사인 팰리세이드(4,995mm)보다 약 5cm가 더 길다. 전폭 역시 1,997mm에 달해 도로 위에서의 존재감이 확실하다. 반면 전고는 낮게 설정해 고속 주행 시 공기 저항을 줄이고 안정감을 높였다.
실내 공간의 핵심인 휠베이스는 3,060mm 수준으로, 3열 시트를 갖추고도 넉넉한 거주성을 제공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해 바닥이 평평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성인 두 명이 누워도 발이 닿지 않을 만큼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
별도의 평탄화 매트 없이도 쾌적한 ‘차박’이 가능하다. 주말 캠핑을 즐기거나 많은 짐을 싣고 여행을 떠나는 4인 가족에게는 팰리세이드 이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구성이다. 단순히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671마력의 출력, ‘가족의 안전’을 위한 힘

최고 출력 671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8초. 수치만 보면 고성능 스포츠카 같지만, 이 차의 성격은 패밀리 SUV다. 이 강력한 힘은 도로에서 속도 경쟁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가족을 태우고 짐을 가득 실은 상태에서도 오르막길이나 추월 상황에서 차가 힘겨워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배터리 효율과 충전 속도 역시 실생활에 초점을 맞췄다. 100kWh급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700km(중국 CLTC 기준) 이상 주행을 목표로 한다. 국내 기준으로 환산해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넉넉한 거리다.
충전 스트레스도 줄였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10분만 충전해도 370km를 달릴 수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이들과 간식을 사 먹거나 화장실을 다녀오는 시간이면 충분하다.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인 ‘충전 대기 시간’을 여행의 휴식 시간으로 바꿀 수 있는 수준이다.
스마트폰을 차 안에 옮겨 놓았다
운전석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27인치 4K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이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되어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물리 버튼을 최소화하고 터치와 음성 인식 위주로 인터페이스를 구성했다.
자체 개발한 OS는 스마트폰처럼 빠르고 직관적이다. 메뉴를 찾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칠 필요 없이, 자주 쓰는 기능은 바로 꺼내 쓸 수 있다. 동승석에서도 별도의 화면 조작이 가능해 장거리 이동 시 지루함을 덜어준다.
단순히 화면만 큰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AI) 음성 비서가 탑재되어 주행 중 공조 장치 조절이나 목적지 설정을 말 한마디로 해결할 수 있다.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며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편의 사양들이 꼼꼼하게 채워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