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가격이 오르면서, “그 돈이면 수입차 탄다”는 말이 다시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막상 수입차 매장을 방문하면 1억 원을 훌쩍 넘기는 가격표에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가 자사의 최상위 전기 SUV를 국산 중형차 한 대 값만큼 할인해 판매하고 있어 주목된다.
아우디의 전기차 플래그십의 퇴장

아우디의 전기차 라인업 중 ‘대장’ 역할을 맡았던 Q8 e-트론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 차량은 아우디가 2019년 ‘e-트론’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내놓은 양산 전기차의 부분 변경 모델로, 최근 아우디의 작명법에 따라 ‘Q8’이라는 플래그십 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판매 부진과 벨기에 브뤼셀 공장 폐쇄 이슈가 맞물리며 생산이 종료됐고, 현재 국내에 남은 물량은 사실상 ‘마지막 재고’다.
단종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좋지 않을 수 있지만, 실속을 챙기는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된다. Q8 e-트론은 내연기관 형제 모델인 Q8과 뼈대를 공유하는 차량으로, 태생부터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넓은 공간을 보장받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쓴 최신 경쟁작들보다 설계는 구식일지 몰라도, 마감 품질과 주행 질감만큼은 여전히 ‘플래그십’의 품격을 유지하고 있다.
재고 소진을 위한 아우디 코리아의 전략은 ‘가격 파괴’다. 단순히 몇 백만 원을 깎아주는 수준이 아니라, 차량 가격의 3분의 1을 덜어내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들고나왔다. 신차 효과가 사라진 모델을 굳이 비싸게 팔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GV70 한 대 값, 5,400만 원 할인

이번 할인의 핵심은 고성능 모델인 ‘SQ8 e-트론’에 집중되어 있다. 다나와자동차와 겟차 등 주요 신차 견적 사이트에 따르면, SQ8 e-트론의 기본 가격은 1억 5,272만 원이지만, 최대 5,400만 원의 할인이 적용된다. 이는 제네시스의 인기 중형 SUV인 GV70의 깡통(기본) 모델 가격(약 5,300만 원)보다도 큰 액수다.
할인을 적용한 실구매가는 9,872만 원까지 떨어진다. 1억 5천만 원대였던 초고가 차량이 단숨에 1억 원 언더, 즉 제네시스 GV80 상위 옵션 차량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로 진입한 셈이다. 함께 판매 중인 일반형 모델 Q8 55 e-트론 콰트로 역시 약 3,300만 원에서 3,500만 원의 할인을 제공해 8천만 원대 후반에 구매가 가능하다.
물론 이 가격은 아우디 파이낸셜 서비스 이용 등 특정 조건이 붙을 수 있다. 딜러사마다 보유 재고와 프로모션 조건이 상이하므로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수입 대형 전기 SUV를 국산차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메리트다. 특히 감가상각이 큰 전기차 시장에서, 구매 시점부터 이미 감가를 상쇄하고 들어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성비’로 변모한 하이엔드 스펙

가격표를 떼고 성능만 본다면 SQ8 e-트론은 차고 넘치는 스펙을 자랑한다. 고성능 모델답게 3개의 모터를 탑재해 폭발적인 출력을 뿜어내며, 아우디가 자랑하는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도로 요철을 부드럽게 걸러준다. 정숙성 높은 실내와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의 조합은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인 주행거리도 실생활에서는 충분한 수준이다. 114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인증 기준 복합 300km 중반대(일반 모델 기준 약 368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최신 전기차들이 400~500km를 넘나드는 것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지만, 서울-부산 편도 주행이나 일상적인 출퇴근 용도로는 스트레스 없이 운용 가능하다.
다만 충전 속도는 400V 시스템의 한계로 인해 경쟁 모델보다 다소 느릴 수 있다. 하지만 5천만 원이 넘는 할인 폭은 이러한 단점을 덮고도 남는다. 최신 기술보다는 검증된 기계적 완성도와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40대 이상의 가장이라면, 마지막 남은 Q8 e-트론의 키를 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