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매년 전국 투어로 관객과 호흡하며 데뷔 57주년을 맞이한 ‘가왕’ 조용필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무대 위에서의 폭발적인 성량과 완벽주의는 철저한 자기 관리에서 비롯된다. 그가 이동 중에 휴식을 취하고 다음 무대를 구상하는 공간인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조용필은 화려한 슈퍼카 대신, 철저히 실용적이고 안락한 ‘캐딜락’ 라인업을 선택했다.
그가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델은 캐딜락의 플래그십 SUV ‘에스컬레이드’와 대형 세단 ‘CT6’다. 겉보기에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외관을 자랑하지만, 전문가들은 조용필이 이 차를 선택한 진짜 이유는 내실에 있다고 분석한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투어 일정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가수의 특성상, 이 차량들이 제공하는 공간감과 승차감은 단순한 이동 수단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에스컬레이드, 도로 위의 ‘퍼스트 클래스’ 대기실

조용필이 선택한 에스컬레이드는 ‘도로 위의 황제’라는 별명답게 압도적인 차체를 자랑한다. 전장 5,380mm, 전폭 2,060mm에 달하는 거대한 덩치는 겉보기에만 웅장한 것이 아니다. 실내 공간은 성인 남성이 다리를 쭉 뻗고 누워도 남을 만큼 여유롭다. 빡빡한 리허설과 공연 사이, 차 안에서 쪽잠을 자거나 의상을 갈아입어야 하는 가수에게 이보다 더 완벽한 ‘이동식 대기실’은 없다.
단순히 넓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에스컬레이드에 적용된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agnetic Ride Control)’은 노면을 1,000분의 1초 단위로 읽어 서스펜션을 조절한다. 과속방지턱이나 거친 노면을 지날 때도 차체 흔들림을 최소화하여 뒷좌석 승객에게 물 침대 같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이동 중 피로누적을 최소화해야 하는 조용필에게는 필수적인 기능이다.
안전성 또한 타협하지 않았다. 초고장력 강판이 적용된 튼튼한 프레임 바디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한다. 거대한 덩치에도 불구하고 6.2리터 V8 가솔린 엔진은 부드럽고 강력한 출력을 뿜어낸다. 정숙성과 안전성, 그리고 공간 활용성까지 모두 갖춘 에스컬레이드는 가왕의 전국 투어를 책임지는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수행한다.
CT6, 예민한 귀를 만족시키는 ‘이동식 청음실’

SUV인 에스컬레이드가 휴식을 위한 공간이라면, 플래그십 세단 CT6는 섬세한 감각을 유지하는 공간이다. 조용필은 평소 사운드에 대해 타협 없는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CT6에 탑재된 ‘보스 파나레이(Bose Panaray)’ 사운드 시스템은 34개의 스피커를 통해 콘서트홀에 버금가는 음향을 제공한다. 이동 중에도 모니터링이 필요한 뮤지션에게 최적화된 옵션이다.
주행 질감 역시 정교하다. CT6는 5.2미터가 넘는 긴 차체를 가졌지만,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Active Rear Steering)’ 기술 덕분에 주행 감각은 중형 세단처럼 날렵하다. 뒷바퀴가 조향에 개입하여 회전 반경을 줄이고 고속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이는 복잡한 도심 스케줄이나 좁은 골목길을 이동할 때 운전 기사의 피로도를 낮추고, 뒷좌석 승객에게는 흔들림 없는 승차감을 선사한다.
좌석의 편의 기능도 놓치지 않았다. 뒷좌석에는 마사지 기능과 리클라이닝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짧은 이동 시간에도 근육의 긴장을 풀 수 있다.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나 과한 디자인 요소보다는, 철저히 탑승자의 신체적 편안함과 청각적 즐거움에 집중한 구성이다. 조용필이 왜 수많은 럭셔리 세단 중 CT6를 낙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벤츠 S클래스에서 제네시스까지, 기준은 오직 ‘신뢰’

조용필의 자동차 이력을 살펴보면 ‘과시’보다는 ‘신뢰’에 방점이 찍혀 있다. 과거 그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W140)를 애용했다. 당시 ‘탱크’라고 불릴 정도로 독보적인 안전성과 내구성을 자랑했던 모델이다. 잔고장 없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해야 하는 스케줄의 특성상, 브랜드의 명성보다는 기계적인 완성도를 우선시했던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후 국산차 기술력이 궤도에 오르자 그는 제네시스 EQ900(현 G90) 등 국산 플래그십 세단을 이용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 대중문화의 상징인 그가 국산차의 발전된 기술력을 인정하고 경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외 명차를 경험한 후 다시 국산차로 돌아온 것은, 국산차의 정숙성과 편의 사양이 수입차와 견주어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결국 조용필의 자동차 선택 기준은 명확하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하차감’이 아니라, 다음 무대를 위해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는 ‘승차감’과 ‘안전’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차종은 바뀌었지만, 그가 차를 대하는 태도는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마찬가지로 기본에 충실했다.
가왕의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다. 수십 년간 최고의 자리를 지켜온 그의 컨디션을 유지하게 해주는 숨은 공신이다. 에스컬레이드의 넉넉함과 CT6의 섬세함은 조용필이라는 거장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노래할 수 있게 돕는 가장 조용하고 든든한 지원군이다.
한편, 조용필의 ‘진짜 품격’은 자동차가 아닌 기부 내역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2003년 부인과 사별 후 유산 24억 원 전액을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로 기탁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100억 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억 원대 자산가임에도 부동산 재테크보다는 장학재단 운영과 소아암 어린이 돕기에 집중해 온 그의 행보는, 그가 선택한 럭셔리 세단이 단순한 부의 과시가 아닌 철저한 자기 관리와 휴식을 위한 ‘필수 도구’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