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기세가 매섭다. 올해 상반기에만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142만 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과거 내수 시장에만 의존하던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이제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기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많이 판 것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도 이뤘다. 수출, 수익성, 연구개발(R&D) 투자 등 모든 주요 지표가 동반 상승하며 제조사 자체의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내연기관차 시대의 후발주자였던 중국이 전동화 시대를 맞아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로 도약할 채비를 마친 셈이다.
폭발적인 수출 증가와 견고해진 수익성

지리자동차그룹의 올해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142만 2958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736억 위안(약 35조 90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이 돋보이는데, 중국 외 지역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8% 폭증한 47만 4000대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지리자동차는 올해 연간 수출 목표를 기존 64만 대에서 92만 대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수익성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96억 8000만 위안(약 2조 원)으로 전년보다 46% 급증했고, 매출 총이익률은 17.9%에 달했다. 차량 한 대당 이익 역시 6806위안으로 전년 대비 45% 늘어났다. 이는 더 이상 ‘가성비’로만 밀어붙이는 판매 방식이 아닌, 질적 성장을 동반한 건강한 수익 구조를 완성했음을 의미한다.
럭셔리 전동화 브랜드 약진과 R&D 확대

브랜드별 실적을 살펴보면 전동화 라인업의 성과가 뚜렷하다. 지리 갤럭시는 상반기에만 약 52만 대를 판매하며 그룹 전체의 볼륨 확대를 주도했다.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는 17만 8000대 이상, 링크앤코는 14만 4000대 이상 판매되며 그룹의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벌어들인 수익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고스란히 투입되고 있다. 상반기 R&D 지출은 90억 6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8% 증가했다. 판매량 확대에 안주하지 않고 전동화 기술 고도화 및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역량 강화를 위해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네트워크 확장과 유럽 심장부 조준

지리자동차의 해외 네트워크 확장 속도 역시 위협적이다. 현재 전 세계 114개 국가 및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글로벌 소매 및 서비스 거점은 이미 2000곳을 넘어섰다. 촘촘한 판매망을 바탕으로 아시아와 남미, 중동을 넘어 깐깐한 자동차 선진국 시장까지 영토를 넓히고 있다.
하반기에는 유럽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낸다. 오는 10월 열리는 파리 모터쇼에 지리, 지커, 링크앤코 등 핵심 3개 브랜드가 대거 출격한다. 이 자리에서 지커 7X, X, 7GT 등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을 겨냥한 전략 모델들을 앞세워 현지 시장 점유율 쟁탈전에 나설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투트랙 전략으로 주도권 노린다

지리자동차는 순수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HEV) 부문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하반기부터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중심으로 전동화 전략을 더욱 구체화한다. 차세대 i-HEV 모델의 판매량을 연말까지 월 3만 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확정했다.
더 나아가 2027년에는 글로벌 하이브리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기존 완성차 업계의 강자들과 진검승부를 펼칠 계획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 시기를 하이브리드로 돌파하며 글로벌 점유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치밀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리자동차의 가파른 성장세는 중국 자동차의 경쟁력이 더 이상 저렴한 가격표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상품성과 품질, 글로벌 서비스망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파급력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대차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브랜드의 약진에 긴장을 늦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소비자들 역시 새로운 선택지로서 이들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