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신차 가격 3천만 원 시대다. 서민들의 발로 불리던 국민 세단도 이제는 큰맘 먹고 지갑을 열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반면 바다 건너 중국에서는 1500만 원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세단이 등장해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지리자동차(Geely)가 선보인 ‘갤럭시 A7’은 압도적인 가성비와 기술력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씁쓸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이런 차를 타지 못하는가.
기름 한 번 넣고 2,100km… ‘싸구려 중국차’는 옛말

지리 갤럭시 A7의 제원을 살펴보면 ‘싸구려 중국차’라는 편견은 산산조각이 난다. 이 차량은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조합해 주유와 충전을 가득 채울 경우 최대 2100km(CLTC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을 두 번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연비는 100km당 2.67L로, 한국식으로 환산하면 37.5km/L에 달하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또한 배터리만으로 최대 15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출퇴근용으로는 기름 한 방울 쓰지 않는 순수 전기차처럼 활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반값에 더 넓고 똑똑하다… 뼈아픈 국산차의 현주소

크기와 편의사양을 국내 중형 세단과 비교하면 국산차의 현주소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갤럭시 A7의 전장은 4918mm, 휠베이스는 2845mm에 달해 쏘나타나 K5 못지않은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실내에는 15.4인치 대형 중앙 스크린과 8.8인치 계기판을 탑재했다. 스마트폰처럼 매끄러운 ‘플라이미 오토(Flyme Auto)’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동해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두 배 가까운 돈을 지불하고도 이보다 못한 효율성과 공간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독과점화된 내수 시장의 씁쓸한 이면이다.
‘동양의 미학’ 입은 대륙의 실수, 한국 상륙 시나리오는?

디자인 측면에서도 싼 맛에 타는 차라는 인식마저 지워버렸다. 외관은 서호(West Lake)의 물결에서 영감을 받은 헤드라이트 등 ‘리플 에스테틱’이라는 동양적 미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실내 역시 중국 전통 정원 개념을 도입하고 목재와 크리스탈 소재를 더해 고급감을 높였다.
여기에 16개의 스피커가 탑재된 서라운드 시스템까지 챙겼다. 현재 볼보와 폴스타를 통해 간접적으로 국내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지리자동차가 이처럼 뛰어난 상품성의 자체 브랜드를 상륙시킨다면, 국내 시장의 지각변동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기술의 발전과 원가 절감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해야 할까. 현대차와 기아는 내수 시장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해마다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그 사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뼈를 깎는 혁신으로 1500만 원대에 2100km를 달리는 하이브리드 세단을 완성해 냈다.
소비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안방 호랑이에 머무르며 ‘브랜드 이름표’에만 기대어 장사하는 안일한 태도를 고집한다면, 결국 외면받는 것은 국산차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