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10년 넘게 아버지의 든든한 발이 되어준 노후 차량 SM5가 끝내 수명을 다했다. 은퇴 후 부쩍 작아진 아버지의 뒷모습과 고장 난 차량의 대비는 아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아버지의 새로운 차를 고민하던 기자에게 제네시스 EQ900은 단순한 중고차 이상의 대안으로 다가왔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1,500만 원대에 진입한 이 대형 세단은, 노년의 아버지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품격과 안전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해답이었기 때문이다.
1억 원의 동경에서 1,500만 원의 현실로

EQ900은 출시 당시 대한민국 플래그십 세단의 상징이었던 에쿠스(VI)의 정통 후속 모델이다. 신차 가격이 1억 원을 훌쩍 넘겼던 이 차량은 당시 성공한 이들만이 소유할 수 있었던 동경의 대상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우리 세대의 아버지들 역시 이 차를 소유하고 싶어 했으나 가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본인의 욕망을 뒤로 미루곤 했을테다. 이제 세월이 흘러 그 드림카는 1,500만 원이라는 현실적인 가격표를 달고 아들의 선물 리스트에 올랐다.
하차감은 높이고, 실용적 만족감은 더하고

60대 은퇴 세대에게 EQ900은 의외로 실용적인 선택지다. 은퇴한 60대의 경우 연간 주행 거리가 5,000km 미만인 경우가 많아 대형 세단의 고질적인 단점인 유류비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오히려 동창회나 가족 모임에 나갔을 때 느껴지는 ‘하차감’은 아버지의 어깨를 올려주는 무형의 가치를 제공한다. 웅장한 디자인과 제네시스의 브랜드 이미지는 여전히 현역 세단 못지않은 존재감을 과시하며 노년의 자존감을 채워준다.
안전을 위한 기술적 보완과 구매 시 유의점

기술적 보완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전 모델인 에쿠스 VI에는 없던 ‘긴급제동 시스템(AEB)’이 탑재되어 연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찰나의 집중력 저하를 보조한다.
초고장력 강판 비중을 높여 차체 강성을 확보한 EQ900의 안전성은 아들이 아버지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보험이다. 첨단 안전 사양은 고령 운전자의 인지 능력을 기술적으로 보완하며 사고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성공적인 중고 영입을 위한 필수 체크리스트

다만 EQ900 중고 영입 시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고가의 전자식 서스펜션(고스트 도어 포함) 작동 유무와 사륜구동 시스템인 H-TRAC의 누유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3.8 GDI 엔진 모델의 경우 엔진 오일 유압 컨트롤 밸브와 관련된 고질적인 이슈가 보고된 바 있으므로, 정비 이력이 확실한 개체를 선택하는 것이 추후 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핵심이다.

1,500만 원이라는 금액은 누군가에게는 적당한 중고차 한 대의 가격일지 모른다. 하지만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버지에게 이 차는 그 시절 못다 이룬 꿈에 대한 보상이자, 안전한 노후를 약속하는 아들의 진심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하는 가장 큰 효도는 멀리 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