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영하권 추위가 시작되면서 운전자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히터를 틀자니 여름철 에어컨처럼 연비가 떨어질까 걱정되고, 참자니 손발이 시리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연기관 차의 히터는 기름을 먹지 않는다.
하지만 막상 운전을 해보면 겨울철 연비가 평소보다 떨어지는 것을 체감한다. 히터가 원인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기름이 더 빨리 닳는 걸까? 자동차의 난방 시스템 원리와 겨울철 연비 하락의 진짜 범인을 분석했다.
히터가 ‘공짜’인 이유 ‘폐열의 재활용’

자동차의 히터와 에어컨은 작동 원리가 완전히 다르다. 에어컨은 엔진의 힘으로 압축기를 돌려 찬 바람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연료 소모가 필연적이다. 반면, 히터는 엔진이 돌아갈 때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열’을 재활용한다.
시동이 걸린 엔진은 수백 도까지 뜨거워지는데, 이를 식히기 위해 냉각수가 엔진 주변을 돈다. 히터는 이렇게 뜨거워진 냉각수를 ‘히터 코어’라는 작은 라디에이터로 보내고, 여기에 바람을 불어 넣어 따뜻한 공기를 실내로 유입시키는 방식이다.
즉, 어차피 식혀서 버려야 할 엔진의 열을 난방에 쓰는 셈이다. 온도를 높이거나 바람 세기를 강하게 한다고 해서 엔진에 연료가 더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주행 중 추위를 참을 필요 없이 히터를 충분히 활용해도 경제적인 손실은 없다.
‘A/C 버튼’의 함정, 이 버튼을 켜면 기름 샌다

히터 자체는 연료를 쓰지 않지만, 히터를 틀었는데 연비가 떨어지는 경우가 딱 하나 있다. 바로 공조기의 ‘A/C(에어컨)’ 버튼이 켜져 있을 때다.
요즘 차량들은 히터를 켜고 바람 방향을 앞 유리기 쪽(성에 제거 모드)으로 설정하면, 제습을 위해 자동으로 에어컨 컴프레서가 작동하며 A/C 버튼에 불이 들어온다. 습기를 제거해 유리의 김 서림을 없애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이때는 에어컨을 켜는 것과 똑같이 연료가 소모된다.
따라서 유리의 성에가 제거되어 시야가 확보되었다면, A/C 버튼을 눌러 끄는 것이 좋다. A/C 버튼을 끄고 송풍 모드로만 히터를 사용하면, 따뜻한 바람은 그대로 나오면서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막을 수 있다.
겨울철 연비 하락의 진짜 범인은 ‘오일 점도’

히터가 공짜라면 왜 겨울철 연비는 나빠질까? 원인은 히터가 아닌 낮은 기온 그 자체에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엔진 오일의 점도’ 변화다. 기온이 떨어지면 엔진 오일과 변속기 오일이 꿀처럼 끈적해진다.
점도가 높아지면 엔진 내부의 저항이 커져 부품을 움직이는 데 평소보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 또한, 차가운 공기는 밀도가 높아 공기 저항이 커지고, 타이어 공기압도 낮아져 노면과의 저항이 전반적으로 증가한다. 차가 나가는 데 방해 요소가 많아지는 셈이다.
전기차의 경우 엔진 열이 없기 때문에 배터리 전기로 히터를 데워야 해서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내연기관 운전자라면 ‘히터 기름값’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다. 추위에 떨며 운전하기보다는 따뜻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안전 운전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단, 졸음 운전 예방을 위해 주기적인 환기는 필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