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0 17:25 (금)

20년 전 혼다 엔진 뜯어보며 공부하던 현대차, 폭스바겐마저 제쳤다

정지민 에디터 | 2026-03-19
자동차이슈 약 4분 소요

'카피캣'에서 글로벌 탑티어로, 폭스바겐 꺾은 현대차의 수익성
전기차 포기한 '기술의 혼다', 생존 위해 현대차 벤치마킹 나선다
현대차 글로벌 3위
사진=커뮤니티

[카티클/정지민 에디터] 과거 현대차 연구원들의 일과는 일본 혼다의 엔진을 분해하고 도면을 베끼는 것으로 시작됐다. ‘기술의 혼다’를 동경하며 그들의 발자취를 쫓던 척박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20여 년이 흐른 2026년 현재, 스승과 제자의 운명은 완벽하게 뒤바뀌었다. 현대차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한 반면, 혼다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기술의 혼다? 69년 만의 굴욕과 ‘0 시리즈’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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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혼다 홈페이지 / 혼다 콘셉트카 ‘0 시리즈’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강타한 충격적인 소식은 혼다의 차세대 전기차 ‘0(제로) 시리즈’ 3종의 개발 전면 취소다. 테슬라와 현대차가 주도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결국 혼다는 수익성이 검증된 하이브리드 라인업으로 도망치듯 회귀하는 굴욕적인 결정을 내렸다.

후폭풍은 참담한 수준이다. 전기차 개발 매몰 비용과 위약금 등으로 약 21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무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1957년 상장 이후 69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적자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때 혁신의 상징이었던 기업의 씁쓸한 몰락이다.

‘카피캣’의 반란, 폭스바겐마저 꺾은 수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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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혼다 홈페이지

혼다가 무너져 내리는 사이, 과거 ‘카피캣’이라 조롱받던 현대차는 경이로운 실적을 증명했다. 2025년 기준 글로벌 판매량 727만 대를 기록하며 흔들림 없는 세계 3위 자리를 수성했다.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까지 이뤄냈다는 점이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특히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철옹성 같던 폭스바겐그룹마저 제치고 사상 첫 글로벌 2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무려 20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글로벌 탑티어의 수익성을 입증했다. 일본차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변방의 제조사가 이뤄낸 완벽한 반란이다.

전기차 혹한기를 뚫어낸 ‘퍼스트 무버’의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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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차 홈페이지 / 아이오닉 9

두 기업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요인은 다가오는 전동화 시대를 대비하는 전략적 혜안의 차이였다. 혼다가 디자인과 과거의 감성에 얽매여 머뭇거릴 때, 현대차는 일찌감치 전용 플랫폼 E-GMP를 구축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과감하게 체질을 개선한 것이다.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Chasm) 현상이 발생했을 때도 현대차의 유연성은 빛을 발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아우르는 혼류 생산 시스템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반면 독자적인 전동화 로드맵조차 제대로 그리지 못한 혼다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렸다.

20년의 콤플렉스를 깬 K-오토, 패러다임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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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차 홈페이지 / 캐스퍼 유럽모델 ‘인스터’

이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완전히 넘어갔다. 현대차는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며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혼다는 외부 IT 기업에 의존하며 독자적인 SDV 전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년간 이어져 온 일본차 벤치마킹 시대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히려 혼다를 비롯한 일본 제조사들이 생존을 위해 현대차의 플랫폼 전략과 공급망 관리 능력을 연구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더 이상 현대차에게 콤플렉스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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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차 홈페이지 / 제네시스 GV80 쿠페

과거의 영광에 취해 혁신을 게을리한 자의 도태와,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한계를 돌파한 자의 비상은 글로벌 산업사에 깊은 교훈을 남긴다. 더 이상 현대차가 앞서가는 뒷모습을 보며 쫓아갈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질서를 재편하는 진정한 글로벌 리더, 그것이 2026년 오늘날 현대차의 현주소다.

정지민 에디터
withwalk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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