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2019년 6월식 재규어 XF X260. 신차가는 6,870만 원에 달했던 이 영국산 럭셔리 세단이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1,000만 원 전후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6년 남짓한 시간 동안 국산 경차 수준으로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프리미엄 E세그먼트 세단이 왜 이런 극단적인 감가를 겪고 있는지 중고차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브리티시 럭셔리의 정수, 돋보이는 제원과 주행감

재규어 XF는 차량 본연의 기본기만 놓고 보면 여전히 훌륭한 모델이다. 2.0리터 가솔린 인제니움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50마력의 넉넉한 힘을 발휘하며, ZF 8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화도 매끄럽다.
특히 알루미늄 인텐시브 모노코크 바디를 적용해 동급 대비 가벼우면서도 탄탄한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재규어 특유의 유려한 외부 디자인과 우아한 승차감은 경쟁 독삼사(독일 3사) 모델과 차별화되는 확실한 강점이다.
날개 없는 감가, 뼈아픈 브랜드의 현실

이토록 매력적인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의 불안정한 입지 때문이다. 재규어는 전면적인 전동화 브랜드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국내 신차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로 인한 판매 전략의 부재는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직결됐다. 게다가 서비스 네트워크마저 같은 계열사인 랜드로버에 치우쳐 있어, 재규어 오너들은 턱없이 부족한 AS 인프라에 불편을 겪어야만 하는 실정이다.
오일 누유와 시스템 먹통, 감당해야 할 정비 리스크

보증 기간이 종료된 수입차, 특히 재규어의 경우 고질병으로 인한 유지비 부담이 크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인제니움 엔진의 오일 팬 누유 현상으로, 방치할 경우 수리 비용이 만만치 않게 발생한다.
또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피비 프로(Pivi Pro)가 주행 중 무한 재부팅되는 소프트웨어 오류도 잦다. 부품 수급 기간이 길고 공식 센터의 공임비가 비싼 편이라 실력 있는 사설 정비소 확보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중고 재규어 XF는 수입차 정비 인프라에 밝고 사설 업체를 능숙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허락된 가성비 모델이다. 저렴한 가격에 영국 프리미엄 세단의 하차감을 누릴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무거운 유지보수 책임이 따른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수리비 폭탄에 대비해 최소 500만 원 이상의 정비 예비비를 항상 통장에 쥐고 있을 자신이 없다면 구매를 피해야 한다. 잔고장 없이 마음 편히 탈 수 있는 데일리카를 찾는 일반 소비자라면 과감히 다른 선택지를 알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