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0 17:26 (금)

“무늬만 SUV는 가라”… 400mm 물길도 건너는 소형 하이브리드 등장

정지민 에디터 | 2025-12-12
자동차이슈 약 5분 소요

배터리 방전돼도 뒷바퀴 굴리는 '파워 루핑' 기술 탑재
셀토스·코나 잡으러 온 지프의 야심작, 인증 마치고 출격 대기
지프 어벤저 MHEV eAWD

[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소형 SUV 시장은 뜨겁지만, 정작 ‘SUV다운’ 차를 찾기는 어렵다. 대부분 전륜구동 기반에 차체만 높인 형태라 거친 길이나 빗길에서는 승용차와 다를 바 없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런 시장에 지프가 ‘진짜 사륜구동’을 얹은 하이브리드 모델로 출사표를 던졌다.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최근 ‘지프 어벤저 MHEV eAWD’ 모델의 국내 소음 및 배출가스 인증을 완료했다. 유럽에서는 ‘어벤저 4xe’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모델로, 1.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후륜 전기모터를 더했다. 핵심은 효율과 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장악한 기아 셀토스와 현대 코나에게는 없는 ‘오프로드 DNA’가 이 차의 가장 큰 무기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주말의 취미 생활까지 보장받고 싶은 3040 세대에게 어벤저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배터리 방전되어도 ‘사륜’은 멈추지 않는다

"무늬만 SUV는 가라"... 400mm 물길도 건너는 소형 하이브리드 등장 1
사진 = 온라인 갈무리

파워트레인의 핵심은 136마력을 내는 1.2리터 엔진과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그리고 앞뒤에 배치된 두 개의 전기모터다. 수치만 놓고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구동 방식에 지프만의 노하우가 담겼다. 특히 후륜에 장착된 21kW급 전기모터는 기계적 연결 없이 뒷바퀴를 굴려 필요할 때 즉각적인 구동력을 제공한다.

주목할 기술은 ‘파워 루핑(Power Looping)’이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사륜구동은 배터리가 부족하면 뒷바퀴 모터를 돌리지 못해 전륜구동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어벤저 4xe는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하여 배터리 잔량과 상관없이 뒷바퀴에 전력을 공급한다. 덕분에 운전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네 바퀴가 노면을 움켜쥐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5초다. 스포츠카처럼 폭발적인 성능은 아니지만, 도심에서의 추월 가속이나 고속도로 합류 구간에서 답답함 없는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일상 영역에서는 스트레스 없는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21cm의 여유, 장마철이 두렵지 않다

"무늬만 SUV는 가라"... 400mm 물길도 건너는 소형 하이브리드 등장 2
사진 = 온라인 갈무리

경쟁 모델인 코나나 셀토스가 도심형 SUV를 지향한다면, 어벤저는 태생부터 거친 환경을 염두에 뒀다. 최저 지상고는 210mm로 동급 경쟁 모델보다 높아 도로의 요철이나 예기치 못한 장애물을 넘을 때 하부 긁힘 걱정을 덜어준다. 단순히 멋을 위한 높이가 아니라 실질적인 주행 기능을 위한 설계다.

도하 능력은 400mm에 달한다. 오프로드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이 수치는 의미가 있다. 여름철 국지성 호우로 물이 고인 도심 도로나 캠핑장의 얕은 개울을 건널 때 승용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여기에 ‘샌드’, ‘머드’, ‘스노우’ 등 지형 설정 모드(Select-Terrain)를 지원해 초보 운전자도 험로를 쉽게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외관 역시 기능에 충실하다. 범퍼와 휠 아치 주변에는 긁힘에 강한 몰딩을 두껍게 둘렀다. 좁은 골목길 주차나 가벼운 접촉 사고 시 도장면 손상을 최소화해주는 실용적인 구성이다. 멋스러운 디자인 요소이면서 동시에 수리비 걱정을 덜어주는 보호 장비인 셈이다.

4미터의 콤팩트함, 좁은 골목의 강자

"무늬만 SUV는 가라"... 400mm 물길도 건너는 소형 하이브리드 등장 3
사진 = 온라인 갈무리

차체 크기는 전장 4,084mm로 경쟁 모델인 셀토스(4,390mm)나 코나(4,350mm)보다 30cm 가까이 짧다. 수치상으로는 실내 공간이 좁다는 단점이 되지만, 복잡한 도심에서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 좁은 골목길 회전이나 오래된 아파트의 비좁은 주차 공간에 차를 넣을 때 느껴지는 편의성은 대형차는 줄 수 없는 혜택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현재 판매 중인 어벤저 전기차 모델은 5천만 원대 중반으로 가격 진입 장벽이 높았다. 유럽 현지 가격을 고려할 때 이번 하이브리드 모델이 4천만 원대 초반으로 책정된다면, 국산 하이브리드 SUV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의 시선을 뺏어올 수 있다.

결국 어벤저 4xe는 ‘크기’보다 ‘기능’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광활한 뒷좌석이 필요하다면 셀토스가 낫겠지만, 탄탄한 주행 감각과 사륜구동의 안전성, 그리고 남들과 다른 개성을 원한다면 어벤저는 충분히 매력적인 대안이다.

정지민 에디터
withwalk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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