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1년에 300일 이상 주차장에 방치되는 기존 캠핑카의 비효율적 구조는 시장 확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었
다. 비싼 차량 가격과 전용 주차 공간 확보의 어려움은 물론, 무거운 차체와 영구 고정식 장비로 인해 평일 데일
리 주행에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 구매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한계를 깨고 등장한 것이 9월 출시를 앞둔 기아의 전기 PBV 기반 ‘PV5 라이트캠프(LightCamp)’다. 평
일에는 쾌적한 출퇴근용 5인승 패밀리카로 활용하다가, 주말에는 4인 취침이 가능한 캠핑카로 변신하는 모듈
형 캠퍼의 등장은 기존 캠핑카 시장의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다.
‘고정식’ 버리고 ‘탈부착’ 택한 공간의 재구성

PV5 라이트캠프의 핵심 경쟁력은 네덜란드 캠핑 전문업체 밴트랙(Vantrack)과의 협업을 통해 유럽 선진 기술
을 도입한 ‘탈부착식 모듈러(Modular)’ 구조다. 기존 캠핑카들이 실내에 가구를 영구 고정하여 적재 용량을 훼
손했다면, 라이트캠프는 레고 블록처럼 필요할 때만 슬라이드 방식으로 장착하고 분리할 수 있어 일상에서의
공간 손실을 최소화했다.
거주성과 실용성의 밸런스도 뛰어나다. 후면에서 인출되는 독립형 야외 주방은 인덕션, 11L 수전, 18L 냉장고
를 품고 있어 차 안팎을 넘나드는 효율적인 동선을 제공한다. 아울러 2열 평탄화 및 수납식 에어 매트리스 구조
와 접이식 루프탑 텐트를 결합해 콤팩트한 차체 크기임에도 넉넉한 4인 취침 공간을 뽑아냈다.
무소음·무매연 차박, ‘71.2kWh 거대 보조배터리’의 힘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도입은 내연기관 캠핑의 고질적인 단점들을 완벽하게 덮는다. 기존에는 무거운 외장 파
워뱅크를 따로 챙기거나, 발전기 가동으로 인한 소음과 매연 탓에 캠핑장 내에서 주변의 원성을 샀다는 사례가
오너 커뮤니티 등에서 다수 확인되곤 했다. PV5 라이트캠프는 71.2kWh 대용량 배터리를 기본으로 채택해 이
러한 딜레마를 지워냈다.
특히 3.6kW의 고출력을 지원하는 V2L 기능은 에어컨, 무시동 히터, 전자레인지 등 고전력 가전을 별도 발전기
없이 동시 구동하는 오프그리드(Off-grid) 환경을 구축한다. 71.2kWh 배터리 기준 하루 약 5%의 전력을 소모
한다고 가정할 경우, 무려 4~5일 연속으로 전력 자립 차박이 가능하다는 확정적인 계산이 성립한다.
‘스타리아 캠퍼’ vs ‘PV5 라이트캠프’, 순정 캠퍼 대전

현대차그룹 내 경쟁 구도인 ‘스타리아 캠퍼’와의 비교는 완성형 특장차와 스마트 플랫폼의 세대 전환을 뚜렷하
게 보여준다. 스타리아 캠퍼가 일상 활용보다는 레저에 초점이 맞춰진 고정형 내연기관 모델이라면, PV5 라이
트캠프는 필요시에만 역할을 전환하는 높은 범용성을 무기로 내세운다.
유지비와 거주 쾌적성 측면에서의 차이도 주목해야 한다. 내연기관 기반 캠핑카는 공회전 제한 정책이나 차량
진동 문제로 인해 장시간 냉난방 시스템 운용에 제약이 따른다는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반면,
전기차인 PV5는 공회전 없이도 조용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7천~8천만 원대 예상가, ‘차량 2대’ 비용 묶는 가성비일까?

유럽 시장 가격이 약 6만 유로(한화 약 8,900만 원 선)로 책정된 것을 고려하면, 국내 예상 출고가는 7,000만
~8,000만 원대에 형성될 전망이다. 단순 금액만 놓고 보면 진입 장벽이 높아 보일 수 있으나, 패밀리카 1대와
캠핑 전용차 1대를 각각 구입·유지하는 비용을 한 대의 차량으로 통합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평가가 달라진
다.
향후 흥행의 핵심 변수는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적용 여부와 특장 모듈의 세부 옵션 가격이 될 것이다. 전기 화
물 밴 기반인 만큼 보조금 혜택이 적용되면 체감 구매가는 한층 낮아진다. 일상과 레저 양쪽 모두를 놓칠 수 없
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가성비를 제공한다.

기아 PV5 라이트캠프는 단순히 전기로 움직이는 캠핑카 한 대가 추가된 것이 아니다. 하나의 차체로 출퇴근,
화물 운송, 오프그리드 레저까지 소프트웨어와 모듈 단위로 라이프스타일을 갈아 끼우는 모빌리티의 미래를
보여주는 첫 단추다. 차량 한 대에 모든 역할을 통합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라이프를 원한다면, 이르면 다음 달
공개될 이 신차를 신중히 고려해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