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8 11:50 (토)

“신차가 1억 5천인데”… 지금은 3천만원대에 구입 가능한 렉서스 LS500

정지민 에디터 | 2026-01-19
중고차 약 6분 소요

신차가 1억 5천만원 렉서스 LS500 5세대
중고차 시장에서 3천만원대 진입
브랜드 인지도와 외부 요인이 만든 감가
렉서스 LS500 5세대
사진=렉서스 홈페이지 / LS500 5세대

[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전통적인 럭셔리 세단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견고함에서 나온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의 논리는 차갑다. 한때 누군가의 성공을 상징하며 도로를 호령하던 렉서스의 기함 LS500이 이제는 최신형 중형 세단 가격표를 달고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브랜드의 모든 기술력을 쏟아부은 플래그십 모델이 겪는 가파른 감가는 누군가에게는 상실이지만, 합리적인 럭셔리를 추구하는 이에게는 다시 없을 기회다.

5세대 LS는 렉서스가 지향하는 변화의 정점에 서 있던 모델이다. 보수적인 디자인을 탈피하고 날카로운 스핀들 그릴과 쿠페를 연상시키는 매끄러운 루프 라인을 채택하며 파격적인 등장을 알렸다. 세월의 흐름이 무색할 만큼 세련된 외형 뒤에는 독일차와는 결이 다른 일본 특유의 세밀한 감성이 숨어 있다. 이 차가 품은 진짜 가치는 화려한 수치보다 문을 열고 시트에 앉았을 때 느껴지는 정교한 마감에서 시작된다.

"신차가 1억 5천인데"... 지금은 3천만원대에 구입 가능한 렉서스 LS500 1
사진=렉서스 홈페이지 / LS500 5세대

LS500은 8기통 자연흡기라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V6 3.5리터 트윈 터보 엔진을 심장으로 택했다. 최고출력 422마력, 최대토크 61.2kg.m의 성능은 2.3톤에 달하는 육중한 차체를 매끄럽게 밀어낸다. 단순히 힘이 센 것이 아니라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고속 영역에 다다르기까지의 과정이 비단 위를 달리는 듯 부드럽다. 10단 자동변속기는 엔진의 힘을 잘게 나누어 전달하며 운전자가 변속의 충격을 거의 인지하지 못하게 돕는다.

실내는 이 차의 정체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공간이다. 렉서스 전문가인 타쿠미(장인)들이 공들여 만든 인테리어는 가죽과 나무, 금속의 조화가 일품이다. 휠베이스는 3,125mm로 설계되어 뒷좌석 승객에게 광활한 무릎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상위 트림에 적용된 오토만 시트는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를 연상시키는 안락함을 선사하며, 실내 곳곳에 배치된 23개의 마크 레빈슨 스피커는 달리는 청음실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음향 경험을 제공한다.

전체적인 차체 크기는 전장 5,235mm, 전폭 1,900mm로 도로 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하지만 거대한 덩치와 달리 GA-L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조향 반응은 예상외로 날렵하다. 대형 세단 특유의 출렁임을 억제하면서도 노면의 잔진동을 걸러내는 하체 세팅은 장거리 주행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운전자는 피로감을 덜고, 동승자는 평온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플래그십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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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렉서스 홈페이지 / LS500 5세대

출시 당시 1억 2,000만 원에서 1억 7,000만 원대를 호령하던 가격은 현재 3,000만 원 중반에서 4,000만 원 후반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 불과 5~7년 만에 신차 가격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러한 기록적인 감가는 차량의 성능 결함보다는 시장 환경과 브랜드 인지도의 영향이 컸다. 독일 3사의 플래그십 세단이 장악한 시장에서 렉서스라는 선택지는 늘 소수였고, 이는 중고차 시장에서의 수요 부족으로 이어졌다.

당시 국내 정치적 상황과 맞물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2018년에서 2020년 사이는 LS500이 한창 신차 효과를 누려야 할 시기였으나, 대외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판매량이 급감했다. 찾는 이가 적으니 가격은 자연스레 내려앉았고, 결국 브랜드의 기함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감가 폭탄을 맞게 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차량 자체의 완성도와 무관한 외부 요인 덕분에 지금의 매력적인 시세가 형성된 것이다.

또한, 대형 세단 특유의 높은 유지비에 대한 심리적 장벽도 감가를 가속화했다. 3.5리터 터보 엔진의 세금과 보험료, 그리고 수입차 특유의 부품 가격은 중고차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렉서스는 잔고장이 적기로 유명한 브랜드다. 소모품 관리만 제때 이루어진다면 큰 수리비 지출 없이 플래그십의 안락함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이 차를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명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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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렉서스 홈페이지 / LS500 5세대

명차에게도 단점은 존재한다. LS500 초기 모델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은 역설적이게도 소음이다. 정숙성을 강조하는 모델임에도 딱딱한 런플랫 타이어를 기본 장착한 탓에 노면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차주가 타이어 교체 시기에 일반 컴포트 타이어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승차감과 정숙성이 극적으로 개선된다고 입을 모은다. 중고 매물을 확인할 때 현재 장착된 타이어의 종류와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악명 높은 터치패드 방식의 인포테인먼트 인터페이스도 적응이 필요한 요소다. 노트북의 트랙패드처럼 손가락으로 커서를 움직여 조작하는 방식은 주행 중 정교한 조작이 어렵고 직관성이 떨어진다. 최신 차량의 터치스크린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상당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만약 하이브리드 모델인 LS500h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고전압 배터리의 컨디션과 냉각 시스템 점검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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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렉서스 홈페이지 / LS500 5세대

마지막으로 에어 서스펜션의 작동 유무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차량의 높낮이를 조절하고 최상의 승차감을 구현하는 핵심 부품이지만, 고장 시 교체 비용이 상당하다. 시운전 시 요철을 넘을 때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지, 주차 후 차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몇 가지 리스크만 사전에 차단한다면, LS500은 적은 비용으로 최상위 계층의 이동 수단을 소유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정지민 에디터
withwalk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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