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신차 출고가가 1억 6천만 원을 호가하던 이탈리아 명차 마세라티 기블리의 중고차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불과 3년 만에 신차 가격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며, 제값 주고 차를 산 기존 오너들은 분통을 터뜨리는 상황이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는 2022년 6월식, 주행거리 1만 7천km에 불과한 기블리 매물이 5,490만 원에 올라와 이목을 끌었다. 신차가 1억 6,260만 원에 달하는 해당 차량은 2027년 6월까지 보증기간이 넉넉히 남았음에도 반값 넘게 감가된 상태다.
국산차 가격에 누리는 페라리의 심장, 압도적 퍼포먼스

기블리의 가장 큰 장점은 페라리와 공유하는 강력한 심장이다. 보닛 아래 자리 잡은 V6 엔진은 특유의 하이톤 배기음을 뿜어내며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우아하고 육감적인 이탈리아 특유의 외관 디자인도 매력 요소다. 5천만 원대의 예산으로 신형 그랜저 대신 400마력대(S Q4 기준)의 하이퍼포먼스 럭셔리 세단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은 중고차 시장에서 큰 메리트로 작용한다.
3년 만에 ‘반의반 값’ 추락… 뼈아픈 감가의 늪

이처럼 뛰어난 스펙에도 불구하고 잔존가치가 급락한 데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기블리는 2013년 1세대 출시 이후 10년 넘게 풀체인지 없이 부분 변경만 거친 대표적인 ‘사골 모델’이다.
신형 모델의 부재는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벤츠, BMW 등 경쟁 독일 3사 대비 부족한 대중적 브랜드 인지도와 빈약한 서비스 네트워크망도 극심한 감가를 부추기는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싸다고 덜컥 샀다간…” 악명 높은 고질병과 유지비

저렴한 중고가에 혹해 무턱대고 구매하기에는 감당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다. 마세라티 특유의 고질병인 실내 버튼 끈적임(플라스틱 멜팅) 현상은 연식이 짧은 차량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잦은 전자계통 오류와 엔진 냉각수 누수 문제도 오너들을 괴롭히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일반 수입차를 가볍게 뛰어넘는 값비싼 부품대와 살인적인 소모품 교체 비용은 중고차 구매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보증 남은 매물은 ‘기회’, 출퇴근용으로는 ‘독’

따라서 기블리 중고차는 뚜렷한 목적을 가진 소비자에게만 적합하다. 다소의 잔고장과 높은 유지비를 감수하고서라도 이탈리아 럭셔리카의 하차감과 압도적인 배기음을 만끽하고 싶다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특히 앞선 매물처럼 보증기간이 남은 차량을 고른다면 수리비 폭탄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스트레스 없는 출퇴근용 데일리카나 저렴한 유지보수를 원한다면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