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전동화의 물결이 결국 럭셔리 카의 정점인 마이바흐에까지 도달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680 SUV’는 마이바흐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다. 내연기관 시절, S클래스와 GLS가 보여주었던 ‘쇼퍼 드리븐(기사가 운전하는 차)’의 가치를 전기차 플랫폼 위에서 어떻게 구현했는지가 이 차의 핵심이다.
단순히 비싼 전기차가 아니다. 소음과 진동이 없는 전기 모터의 특성은 오히려 정숙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럭셔리 세단의 지향점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2억 원대 중반이라는 가격표가 붙은 이 거대한 전기 SUV가 과연 그만한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지, 스펙 이면의 맥락을 분석해 본다.
S클래스를 압도하는 존재감과 디자인 디테일

도로 위에서 마이바흐 EQS 680 SUV가 주는 위압감은 상당하다. 전장 5,125mm, 전폭 2,034mm의 거대한 차체는 일반적인 대형 SUV를 압도한다. 여기에 마이바흐 특유의 투톤 도장과 세로형 그릴 패턴이 더해져 멀리서도 일반 벤츠 모델과 확연히 구분된다. 특히 C필러에 부착된 마이바흐 엠블럼은 이 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건축물임을 암시한다.
디자인은 철저히 공기역학과 럭셔리의 조화를 노렸다. 매끄러운 활 모양의 ‘원 보우(One-Bow)’ 라인은 공기 저항을 줄여 주행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휠은 22인치 단조 휠이 적용되었는데, 이는 단순히 멋을 위한 것이 아니다. 거대한 휠 하우스를 가득 채워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정판 모델인 ‘나이트 시리즈’는 럭셔리의 깊이를 더한다. 크롬 장식을 다크 크롬으로 마감하고, 블랙과 실버가 조합된 전용 투톤 컬러를 적용해 무게감을 더했다. 이는 남들에게 과시하기보다 은밀하고 세련된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오너들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했다. 2억 5,500만 원이라는 가격은 이러한 희소성에 대한 비용이다.
“도로 위의 퍼스트 클래스” 뒷좌석에 집중된 기술

실내, 특히 뒷좌석은 이 차의 존재 이유다. 문을 여는 순간 펼쳐지는 광경은 최고급 세단의 안락함 그 이상이다. 3m가 넘는 휠베이스(3,210mm) 덕분에 실내 공간은 광활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해 바닥이 평평해지면서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적 여유는 내연기관 모델인 마이바흐 GLS보다 한 수 위다.
뒷좌석에는 ‘이그제큐티브 시트’가 기본 적용되었다. 등받이 각도는 최대 43.5도까지 눕혀지며, 종아리 받침대까지 펼치면 항공기 일등석과 유사한 휴식 자세가 나온다. 여기에 두꺼운 유리를 사용한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외부 소음을 철저히 차단한다. 주행 중 들리는 것은 타이어가 노면을 스치는 미세한 소리뿐, 엔진 진동이 없는 전기차의 특성이 럭셔리함의 밀도를 높였다.
편의 사양은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구체화한다. 앞 좌석 등받이에 장착된 두 개의 11.6인치 풀 HD 터치스크린과 MBUX 태블릿을 통해 차량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센터 콘솔 냉장고와 샴페인 잔 홀더, 그리고 4D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이동 시간을 휴식과 엔터테인먼트의 시간으로 전환한다.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머무름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간이다.
부드러운 주행감과 넉넉한 주행거리

성능 수치는 강력하지만, 세팅은 철저히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췄다. 전륜과 후륜에 배치된 두 개의 모터는 시스템 합산 출력 658마력(484kW), 최대 토크 96.9kg·m(950Nm)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4초 만에 도달하지만,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의 느낌은 폭발적이라기보다 묵직하고 꾸준하게 속도를 밀어 올리는 감각이다.
승차감의 핵심은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과 ‘마이바흐 주행 프로그램’이다. 주행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의 감쇄력을 조절해 노면의 요철을 부드럽게 걸러낸다. 특히 마이바흐 전용 모드를 활성화하면 뒷좌석 승차감을 최우선으로 하여 가속과 감속 반응을 극도로 부드럽게 제어한다. 방지턱을 넘을 때도 출렁거림 없이 차체가 수평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거대한 덩치에도 불구하고 운전 편의성은 뛰어나다. 최대 10도까지 꺾이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후륜 조향) 덕분이다. 유턴이나 좁은 골목길 주행 시 회전 반경을 소형차 수준으로 줄여준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국내 인증 기준 471km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추가 충전 없이 이동 가능한 수준이며, 도심 위주의 의전용으로 사용한다면 충전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