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과거 자동차 시장에서 엔트리 트림, 이른바 ‘깡통’은 시작 가격을 낮추기 위한 미끼 상품에 불과했다. 직물 시트와 우레탄 스티어링 휠 등 원가 절감의 흔적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필랑트 라인업에 뒤늦게 합류한 테크노 트림은 이러한 업계의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돌파한다.
출시 초기 필랑트는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이코닉과 에스프리 알핀 트림 위주로 우선 출고가 진행됐다. 이후 기본형인 테크노 트림이 추가되며 라인업 시작 가격은 4,394만 9,000원으로 내려왔다. 단순하게 겉치레만 덜어낸 원가절감형 모델이 아닌, 실사용 편의장비를 꽉 채운 구성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369만 원의 격차, 타협 아닌 합리적 선택

테크노 트림은 현재 필랑트 라인업에서 가장 저렴한 엔트리 역할을 담당한다. 바로 위 트림인 아이코닉(4,763만 9,000원)과 비교하면 약 369만 원의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결코 적지 않은 금액 차이인 만큼, 초기 물량 배정 문제나 가격 저항으로 구매를 망설였던 예비 오너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
주목할 점은 저가형 트림 특유의 내외관 하향 평준화가 최소화되었다는 것이다. 휠 사이즈나 내장재 디테일에서는 상급 모델과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일상 주행에서 운전자가 매일 직접 체감하는 핵심 편의장비 상당수는 상위 트림의 사양을 고스란히 이식받았다.
통풍 시트부터 3D 어라운드뷰까지 챙긴 기본기

편의 사양을 꼼꼼히 살펴보면 이 차가 진정 라인업의 막내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360도 3D 어라운드뷰, 파워 테일게이트,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디지털 키 등 선호도 높은 옵션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여기에 운전석 메모리 기능이 포함된 전동시트와 동승석 전동시트까지 빠짐없이 적용됐다.
공조 및 시트 사양도 국내 소비자의 입맛을 정확히 맞췄다. 앞좌석 통풍 및 열선, 뒷좌석 열선, 열선 스티어링 휠이 모두 기본 사양이다. 심지어 3존 독립 풀오토 에어컨까지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제공되어 전 좌석 쾌적한 실내 환경을 보장한다.
타협 없는 첨단 주행 보조와 인포테인먼트

디지털화된 실내 디스플레이 구성에서도 아쉬움은 찾아보기 힘들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매끄럽게 연결된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 기본 탑재된다. 또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과 8스피커 시스템이 결합되어 수준 높은 실내 정숙성과 오디오 경험을 제공한다.
주행 보조 시스템(ADAS) 역시 최신 안전 트렌드를 충실히 따른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물론, 차로 중앙 유지 보조와 자동 차로 변경 보조 기능이 모두 기본 포함된다. 사각지대 경보 및 후방 교차 충돌방지 기능까지 엔트리 트림부터 넉넉하게 탑재되어 능동적 안전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풀옵션과의 분명한 차이, 그리고 아쉬움

물론 상위 트림인 아이코닉과 완벽하게 동일한 구성을 갖춘 것은 아니다. 실내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20인치 알로이 휠, 헤드레스트 일체형 라운지 시트 등 고급화 사양은 아이코닉 트림부터 기본으로 제공된다. 테크노 트림의 경우 동승석 12.3인치 디스플레이와 풀 오토 파킹 시스템 등이 묶인 패키지를 별도 옵션으로 선택해야 비로소 꽉 찬 디스플레이를 완성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약간의 아쉬운 목소리도 존재한다. 출시 초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간헐적 무선 연결 지연이나 디스플레이 반응 저하 사례가 일부 오너 커뮤니티 등에서 다수 확인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소프트웨어 이슈는 추후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개선될 여지가 있다.

통상적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엔트리 트림의 가격표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 뒤 필수 장비를 옵션으로 돌리는 전략을 취하지만, 필랑트 테크노의 접근법은 조금 다르다. 파노라믹 루프나 20인치 휠 같은 시각적 화려함보다 실제 운전하며 누리는 편의 및 안전사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4천만 원대 테크노 트림만으로도 부족함이 크지 않다. 따라서 예산과 실속 사이에서 신차 구매를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던 소비자라면, 뒤늦게 합류한 테크노 트림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