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르노코리아의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Filante)가 승부수를 띄웠다. 준대형 하이브리드 SUV 시장을 정조준한 엔트리 트림 ‘테크노’의 고객 인도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1월 출시 이후 7,000대에 달하는 사전계약을 기록한 만큼, 대중적인 가격대를 앞세운 신규 트림 출고는 판매량 확대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기아 쏘렌토 등 경쟁 차종과 직접 맞붙을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이다.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적용한 테크노 트림의 가격은 4,394만 9,000원으로 확정됐다. 상위 트림인 아이코닉(4,696만 원)이나 에스프리 알핀(4,971만 원)과 비교해도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 수치다.
효율과 출력을 모두 잡은 하이브리드 E-Tech

필랑트 테크노 트림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출력 250마력을 발휘하는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1.5L 가솔린 터보 엔진과 듀얼 모터 시스템이 결합해 육중한 차체를 가볍게 이끈다. 특히 구동 모터(100kW)와 보조 모터(60kW)의 유기적인 개입을 통해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질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넉넉한 출력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은 전혀 타협하지 않았다. 공인 복합연비는 15.1km/L로 인증을 마쳤다. 준대형 크로스오버라는 체급과 1.8톤이 넘는 공차중량을 감안하면 시장 최고 수준의 경제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깡통’의 편견을 깨부순 풍성한 기본 사양

통상적으로 엔트리 트림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핵심 편의 사양을 대거 덜어내기 마련이다. 그러나 필랑트 테크노는 FULL LED 램프와 주파수 감응형 댐퍼, 파워 테일게이트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주차를 돕는 360도 3D 어라운드 뷰까지 빠짐없이 챙겨 운전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실내의 구성은 더욱 파격적이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 기본 탑재된다. 또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과 3존 독립 풀 오토 에어컨, AI 음성인식 비서인 ‘에이닷 오토’까지 더해져 프리미엄급 사용자 경험을 선사한다.
초기 품질에 대한 시장의 시선과 과제

화려한 스펙과 가성비에도 불구하고, 신차 출시 초기 품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최근 오너 커뮤니티와 일부 정비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의 간헐적인 소프트웨어 멈춤 현상과 스마트폰 무선 연결 오류 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첨단 IT 사양이 대거 적용된 만큼, 시스템 안정화에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롭게 적용된 멀티모드 변속기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간의 동력 전환 시 미세한 울컥거림이 발생한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는 기계적 결함이라기보다는 초기 세팅의 최적화 문제일 확률이 높다. 르노코리아 측의 신속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지원 등 적극적인 사후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와의 진검승부, 그리고 그랑 콜레오스

필랑트 테크노의 등장은 국내 중대형 SUV 시장의 절대 강자인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와의 전면전을 예고한다. 2027년형 쏘렌토 하이브리드 2WD 모델의 가격이 세제 혜택 적용 시 3,963만~4,67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대가 정확히 겹친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섞은 크로스오버 형태를 선호한다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한편, 르노코리아는 필랑트의 라인업 강화와 동시에 2027년형 그랑 콜레오스도 시장에 내놓았다. 신형 그랑 콜레오스는 주력인 아이코닉 트림의 가격을 인하하고 상품성을 강화했다. 최상위 한정판 모델인 리미티드 화이트 에디션 ‘에뚜알’ 트림까지 추가하며 하반기 점유율 반등을 향한 쌍끌이 전략을 본격화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르노코리아 필랑트 테크노 트림은 가격 대비 우수한 파워트레인과 풍성한 기본 옵션을 뽐내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다만, 출시 초기 확인되고 있는 일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불안정성이나 주행 질감 이슈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패밀리카로서의 넉넉한 공간과 뛰어난 연비 혜택을 동시에 누리면서도, 신차 초기 소프트웨어 안정화 기간을 감내할 수 있는 소비자라면 구매를 고려해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