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겨울의 초입인 12월 1일, 운전자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변화가 찾아왔다. 바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의 시행이다.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지는 이 기간에는 평소보다 엄격한 차량 배출가스 관리가 이루어진다.
단순히 “단속을 조심하라”는 경고가 아니다. 이번 시즌에는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광역시 전역으로 확대되거나 시스템이 고도화되었기 때문이다. 익숙했던 운전 습관이 예상치 못한 과태료로 이어질 수 있는 시기인 만큼, 변화된 규정의 핵심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추운 날씨 탓에 무심코 하는 ‘공회전’이나, 연식이 오래된 경유차를 모는 운전자라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달라진 단속의 디테일과 운전자가 챙겨야 할 실질적인 정보를 정리했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 평일 운행은 ’10만 원’의 수업료

노후 경유차를 소유한 운전자에게 12월은 긴장의 연속이다. 수도권과 6대 특·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세종)에서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평일 운행이 제한된다.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사실상 출퇴근 시간을 포함한 낮 시간대 전반이 규제 대상이다. 주말과 공휴일은 제외되지만, 평일에 깜빡하고 차를 끌고 나갔다가는 CCTV 단속을 통해 1일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물론 예외는 존재한다. 긴급 자동차나 장애인 표지를 부착한 차량, 저공해 조치를 완료한 차량은 단속에서 제외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저공해 조치 신청만 해두어도 한시적으로 단속을 유예해주기도 하므로, 본인의 차량이 5등급에 해당한다면 지자체별 유예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단순한 이동의 제약이 아니라, 노후 차량의 조기 폐차나 저공해 조치를 강력하게 유도하는 정책적 흐름이다.
이러한 규제는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인천시의 경우 2025년 1월 1일부터 공회전 제한 지역을 시 전역(옹진군 제외)으로 확대하는 등 규제의 촘촘함이 더해지고 있다. 5등급 차량 소유주라면 과태료 고지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운행 가능 시간과 지역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하루 과태료 10만 원은 보름치 유류비와 맞먹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히터 위한 공회전, 영하 0도가 기준점

겨울철 운전자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부분이 바로 ‘공회전’ 단속 기준이다. 추운 날씨에 차에 타자마자 히터를 틀기 위해 시동을 켜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회전 제한 시간은 2분에서 5분 사이다. 서울과 같은 중점 공회전 제한 장소에서는 2분을 넘기면 단속될 수 있으며, 이를 어길 시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맹목적인 단속은 아니다. 기온에 따른 예외 규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기 온도가 영상 5도 미만이거나 25도 이상일 경우, 공회전 허용 시간은 5분으로 늘어난다. 더 중요한 것은 ‘면제 조건’이다. 기온이 영하 0도 이하로 떨어지거나 영상 30도 이상으로 치솟는 혹한기·혹서기에는 공회전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즉, 아주 추운 날씨에 시동을 켜두는 것은 단속되지 않는다.
문제는 0도와 5도 사이의 애매한 추위다. 이때는 5분의 제한 시간이 적용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잠시 정차 중일 때, 5분은 스마트폰을 확인하다 보면 금세 지나가는 시간이다. 불필요한 공회전은 연료 낭비일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공기를 탁하게 만드는 주범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첨단 기술의 도입, “차 세우지 않고도 단속한다”

단속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단속반이 경광봉을 들고 차를 세우던 방식은 줄어들고, 첨단 장비를 활용한 비대면 단속이 자리 잡았다. 충주시는 주행 중인 차량을 멈추지 않고, 영상 촬영만으로 매연 배출 정도를 판독하는 비디오 단속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의 시간을 뺏지 않으면서도 매연 과다 발산 차량을 효과적으로 선별해낸다.
단속 대상의 범위도 넓어졌다. 이륜차 역시 공회전과 배출가스 관리 대상에 포함되어 도심 대기질 관리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있다. 비대면 단속에 적발될 경우 즉시 과태료가 부과되기보다는, 차량 정비와 점검을 권고하는 안내를 받게 된다. 이는 처벌보다는 차량 상태 개선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크다.
결국 기술의 도입은 단속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운전자에게 자발적인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내 차가 뿜는 매연이 카메라에 기록되고 있다는 사실은 꽤나 큰 압박감으로 작용한다.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내 차의 상태를 점검하고 불필요한 공회전을 줄이는 것은 과태료를 피하는 요령이자, 쾌적한 도로 환경을 위한 최소한의 매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