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가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전쟁터에 폭스바겐 그룹 산하의 스코다(Skoda)가 강력한 핵폭탄급 모델을 투척했다. 바로 스코다 카일락(Kylaq)이다. 시작 가격은 약 79만 루피, 한화로 환산하면 약 1,260만 원부터 시작한다. 편의점 도시락 물가를 걱정하는 시대에 ‘독일 DNA’를 품은 신형 SUV가 이 가격에 나왔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파격적이다.
카일락은 스코다의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무기’와 같다. 껍데기만 SUV인 저가형 모델들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폭스바겐 티록(T-Roc) 등이 사용하는 MQB 플랫폼을 인도 시장에 맞게 최적화한 MQB-A0-IN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카일락의 차체 길이는 3,995mm로 4m를 넘지 않는다. 이는 인도의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철저한 계산의 결과다. 차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2,566mm에 달한다. 이는 좁은 골목이 많은 인도 도심에서 기동성을 확보하면서도, 가족 단위 탑승객이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의 마법’을 부린 셈이다.
심장부에는 1.0 TSI 3기통 터보 엔진이 실린다. 최고출력 114마력(bhp), 최대토크 178Nm의 성능을 낸다. 수치상으론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가벼운 차체와 맞물려 도심 주행에서는 경쾌한 발놀림을 보여준다. 변속기는 6단 수동 또는 토크컨버터 방식의 6단 자동변속기 중 선택할 수 있어 주행의 즐거움과 편안함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안전까지 저렴하진 않다. 카일락은 바랏 NCAP(Bharat NCAP) 충돌 테스트에서 별 5개 만점을 획득하며 세그먼트 내 가장 안전한 차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성인 보호 점수 97%, 어린이 보호 점수 92%라는 놀라운 기록은 폭스바겐 그룹의 고장력 강판 활용 기술이 이 차에도 고스란히 녹아있음을 증명한다.
특히 6개의 에어백을 비롯해 전자식 안정성 제어(ESC), ABS, EBD 등을 기본 사양으로 대거 탑재했다. 최근 캠핑이나 차박 등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트렌드에 맞춰 189mm의 넉넉한 지상고를 확보한 것도 강점이다. 비포장도로나 험로에서도 하부 손상 걱정 없이 마음 편히 달릴 수 있는 ‘실전용 SUV’의 면모를 갖췄다.

많은 이들이 “왜 한국엔 이런 가성비 차가 안 들어오냐”고 묻는다.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과 인도의 자동차 안전 및 환경 규제의 문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카일락의 경우 원가 절감을 위해 뒷바퀴에 드럼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디스크 브레이크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있다. 또한, 국내 KNCAP의 까다로운 보행자 안전 기준이나 지능형 안전 기술(ADAS) 의무화 비중을 맞추려면 센서와 카메라 등 고가의 부품 추가가 불가피하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풀옵션 선호’ 문화도 한몫한다. 카일락에는 파노라마 선루프나 전방 충돌 경고 같은 고급 ADAS 기능이 상위 트림에서도 빠져 있거나 제한적이다. 이러한 사양을 국내 수준에 맞춰 보강하고, 유로 6 이상의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엔진 후처리 장치를 달게 되면 가격은 순식간에 2,000만 원 중반대로 치솟게 된다. 결국 1,200만 원이라는 숫자는 인도라는 특수한 시장 환경이 만들어낸 ‘기적의 가격표’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