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전기차 시장의 상징인 테슬라가 미국 안방 시장에서 거센 역풍을 맞이하고 있다. 그간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독보적인 판매량을 기록해 왔으나, 최근 급변하는 정책 환경과 시장 냉각기가 맞물리며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지난 11월 테슬라의 미국 내 판매 실적은 39,800대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년 동기 판매량인 51,513대 대비 약 23% 감소한 수치이며, 시계열상으로는 약 3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
7,500달러 세액 공제 종료, 가격 경쟁력의 직접적 약화

판매 부진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정책적 지원의 중단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월 1일 자로 기존 전기차 구매 시 제공하던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 규모의 세액 공제 혜택을 전격 종료했다.
본래 2032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이 사라지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구매가는 대폭 상승했다. 테슬라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모델보다 5,000달러 저렴한 ‘스탠다드’ 트림을 투입했으나, 사라진 세액 공제분을 온전히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형차 한 대를 구매할 때 받던 약 1,000만 원 상당의 할인권이 갑자기 사라진 셈이다. 이는 구매 결정 단계에 있는 소비자들에게 심리적·경제적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여 실제 계약 취소나 구매 보류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점유율 56.7%로 상승, 시장 위축 속 독주 체제 유지

전체적인 판매 대수는 줄어들었으나 시장 내 지배력은 오히려 공고해지는 역설적인 지표도 관찰된다. 미국 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41% 이상 급락하는 상황 속에서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기존 43.1%에서 56.7%로 오히려 13.6%p 상승했다.
이는 리비안, GM, 포드 등 경쟁 제조사들이 정책 변화에 더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테슬라보다 더 큰 폭의 판매 감소를 겪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테슬라는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시장에서 자신의 몫을 가장 견고하게 지켜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자율주행 기술인 FSD(Full Self-Driving)를 향한 경쟁사들의 추격은 위협적이다. GM의 ‘슈퍼 크루즈’나 포드의 ‘블루크루즈’가 고속도로 주행 편의성 면에서 사용자 경험 격차를 좁히고 있어, 테슬라만의 독보적인 기술적 해자가 과거만큼 절대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 불확실성과 오너리스크, 향후 회복의 변수

테슬라의 향후 행보에는 기술적 요인 외에도 정치적·사회적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연기관 중심의 연비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전기차 제조사들에 유리했던 제도적 기반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둘러싼 이른바 ‘오너리스크’도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테슬라는 특정 정치적 성향에 따른 브랜드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며, 이는 충성도 높은 고객층 외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결국 테슬라의 반등 여부는 고정비 절감을 통한 추가적인 가격 인하와 차세대 저가형 플랫폼의 성공적인 안착에 달려 있다. 전기차 대중화를 이끈 선구자로서 테슬라가 정책 공백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어떤 혁신으로 돌파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