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1000km 주행거리 시대는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과도기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내놓을 수 있는 궁극의 해답이 마침내 등장했다. 한 번의 주유와 충전으로 무려 2100km를 달리는 세단이 그 주인공이다.
폭스바겐과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의 합작사가 내놓은 새로운 크로스오버 PHEV 세단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예상 시작 가격이 2천만 원대 중후반으로 점쳐지며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행거리 불안과 높은 가격이라는 전기차의 두 가지 뼈아픈 진입 장벽을 한 번에 무너뜨린 셈이다.
내연기관의 종말을 늦추는 압도적 효율성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주행거리다. 1.5L 가솔린 엔진(112마력)과 전기모터(180마력)가 결합된 파워트레인은 복합 기준 약 2,100km라는 경이로운 주행 가능 거리를 달성했다. 이는 서울과 부산을 두 번 왕복하고도 남는 수준으로 장거리 주행의 스트레스를 완벽히 지워낸다.
순수 전기 모드(EV)로만 달릴 수 있는 거리도 155km에 달한다. 매일 왕복 50km 거리를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한 달 내내 주유소에 갈 일이 전혀 없는 수준이다. 100km당 2.9L에 불과한 놀라운 연료 소비량은 이 차의 극강의 가성비를 다시 한번 증명한다.
넉넉한 체급, 준중형과 중형을 넘나들다

차체 크기는 쾌적한 패밀리카로 쓰기에 손색이 없다. 전장 4,825mm, 휠베이스 2,770mm의 제원은 국산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다. 사실상 중형 세단에 준하는 넉넉한 실내 거주성을 확보하며 탑승자에게 안락함을 제공한다.
특히 2열 공간을 중시하는 시장 특성을 반영해 공간 창출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공기역학적 설계가 적용된 매끄러운 유선형 차체는 실내 공간의 손실 없이도 주행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넉넉한 거주성과 에어로다이내믹을 모두 잡은 똑똑한 설계다.
크로스오버에 담아낸 미래 지향적 디테일

디자인은 보수적인 전통 세단의 틀을 과감히 깼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영리하게 결합한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채택해 한층 역동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도심형 첨단 반자율주행(City NOA) 시스템의 작동을 외부에 알리는 LED 표시등은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자아낸다.
실내 레이아웃 역시 디지털화와 공간 활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스티어링 칼럼식 변속기를 장착해 센터 콘솔 공간을 획기적으로 넓혔고 수납의 편의성을 더했다. 중앙에 자리 잡은 대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각종 디지털 사양을 직관적이고 빠르게 제어할 수 있게 돕는다.
빼앗긴 왕좌 노리는 폭스바겐의 승부수

이 차량은 중국 시장 내에서 단순한 신차 이상의 무거운 의미를 지닌다. 중국 로컬 브랜드의 무서운 공세에 밀려 위기를 겪고 있는 폭스바겐이 꺼내든 강력한 반격의 카드다. 첨단 디지털 사양을 가득 채우고 차체를 키웠음에도 가격 거품을 확실하게 걷어냈다.
현지 업계에서는 이 모델의 시작 가격을 14만~15만 위안, 한화로 약 2천만 원대 중후반으로 강하게 예상하고 있다. 토요타 캠리 PHEV 등 동급 경쟁 모델의 수요를 정조준한 공격적인 가격 책정이다. 가성비 중형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압도적인 상품성과 매력적인 가격표를 갖췄지만, 아쉽게도 당장 국내 도로에서 이 차를 경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철저하게 중국 현지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 요구에 맞춰 SAIC와 공동 개발된 전략형 모델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2,100km 주행거리의 가성비 PHEV 세단의 한국 출시는 현재로서는 미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