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클/정지민 에디터] 5천만 원대 풀옵션, 900km에 달하는 주행거리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샤오미 SU7의 열기가 차갑게 식고 있다. 최근 1년 새 연이은 화재 사고와 치명적인 안전 결함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화려한 스펙에 환호하던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비싸더라도 제네시스 사길 잘했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자동차의 본질이 사람의 생명을 담보하는 이동 수단임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제로백 2.78초면 뭐하나… 불나면 안 열리는 ‘죽음의 문’

샤오미 SU7의 가장 큰 논란은 충돌 직후 발생하는 전자식 도어 잠김 현상이다. 최근 발생한 치명적인 화재 사고들에서 탑승자들이 외부로 탈출하지 못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다.
아무리 700 TOPS급 칩셋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고 제로백 2.78초를 자랑해도, 위급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문을 열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기술의 진보가 오히려 탑승자를 가두는 ‘죽음의 문’을 만들어낸 셈이다.
반값 전기차의 숨겨진 청구서, ‘안전’을 원가절감하다

이른바 ‘반값 전기차’ 이면에는 극단적인 원가 절감이라는 숨겨진 청구서가 존재한다. 포르쉐급 성능을 절반 가격에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 영역에서의 타협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눈에 띄는 대형 디스플레이와 IT 연동에 예산을 쏟느라, 정작 중요한 배터리 열폭주 지연 설계나 다중 안전 시스템 구축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탑승자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성을 가성비와 맞바꾼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가죽 시트값? 100년 기술력이 만든 ‘생존의 가격’

이러한 중국발 안전 논란은 제네시스 등 레거시 완성차 브랜드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만든다. 9천만 원에 육박하는 G80 전동화 모델의 가격표는 단순한 고급 가죽이나 브랜드 이름값이 아니다.
전원이 차단돼도 물리적으로 개폐 가능한 도어 설계, 수백 번의 가혹한 충돌 테스트를 거친 차체 등 축적된 안전 기술력의 결과물이다. 위기 상황에서 탑승자를 보호하는 신뢰도와 보이지 않는 안전장치를 단순한 가성비 논리로 깎아내릴 수 없는 이유다.
굴러다니는 스마트폰인가, 생명을 태우는 자동차인가

신흥 IT 기업들은 전기차를 단순히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오류 시 재부팅하면 끝나는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의 시스템 오류는 탑승자의 생명과 직결된다.
진정한 프리미엄 전기차의 기준은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나 칩셋의 연산 능력이 아니다. 어떠한 극한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사람을 지켜내는 ‘안전’이야말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궁극의 럭셔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