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8 15:02 (토)

뒷좌석에 냉장고·TV까지… ‘도로 위 일등석’ 국내 상륙 임박

정지민 에디터 | 2025-12-09
자동차이슈 약 6분 소요

볼보 EM90과 플랫폼 공유하는 형제 모델
주행거리·편의사양 압도적, 프리미엄 밴 시장 정조준
지커009

[카티클/정지민 에디터] 중국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첫 타자가 누가 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형 SUV인 ‘지커 7X’의 출시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지만, 최근 프리미엄 미니밴 수요 증가와 맞물려 ‘지커 009’ 역시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지커 009는 볼보의 첫 전기 미니밴 EM90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다. 단순한 ‘중국차’로 치부하기엔 하드웨어의 완성도와 스펙이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카니발이 독점하고 있는 미니밴 시장, 그리고 토요타 알파드가 열어젖힌 고급 밴 시장 사이에서 지커 009가 가질 경쟁력을 분석했다.

카니발보다 큰 체구, 볼보의 안전 철학 공유

뒷좌석에 냉장고·TV까지… '도로 위 일등석' 국내 상륙 임박 1
사진 = 온라인 갈무리

지커 009는 지리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는 볼보 EM90과 뼈대를 공유한다는 의미다. 차체 크기는 전장 5,209mm, 전폭 2,024mm, 전고 1,848mm로 국산 미니밴의 대명사인 기아 카니발보다 전장은 길고 전폭은 더 넓다. 도로 위에서 마주했을 때 꽉 찬 존재감을 보여주는 덩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다. 3,205mm에 달하는 축간거리는 카니발보다 약 115mm 더 길다. 내연기관 기반의 미니밴들이 엔진룸과 구동축으로 인해 실내 공간에서 손해를 보는 것과 달리, 전기차 전용 플랫폼 특유의 평평한 바닥 설계가 적용됐다. 덕분에 1열부터 3열까지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무릎 공간에 아쉬움이 없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볼보와의 기술 공유는 긍정적인 요소다. 차체 강성을 높이기 위해 뒷부분 차체를 거대한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공법으로 찍어내는 등 구조적 안전에 공을 들였다. 단순히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패밀리카로서 갖춰야 할 기본기인 ‘탑승자 보호’에 충실했다는 점은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움직이는 응접실’, 의전용 수요까지 흡수하는 편의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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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온라인 갈무리

실내 구성은 철저히 탑승자의 거주성에 초점을 맞췄다. 운전석은 15.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정돈되었으며,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IT 기기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핵심은 2열 공간이다.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를 연상시키는 독립 시트(소프트 냅파 가죽)가 적용되었으며, 열선과 통풍은 물론 마사지 기능까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장거리 이동 시 피로를 덜어준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VIP 의전을 위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2열에는 접이식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이동 중 간단한 업무를 보거나 식사를 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8.6L 용량의 냉장고와 온장고 기능을 갖춘 수납공간, 천장에 부착된 15.6인치(또는 17인치) 엔터테인먼트 스크린은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정숙성 또한 프리미엄 미니밴의 미덕을 갖췄다. 이중 접합 유리를 비롯해 차체 곳곳에 흡음재를 보강하여 고속 주행 중에도 옆 사람과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디젤 엔진 소음이 유입되는 내연기관 미니밴과 비교했을 때 전기 미니밴만이 줄 수 있는 확실한 비교 우위다. 아이들이 잠든 상황이나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 이동 간에 특히 유용하다.

서울-부산 무충전 주파, 넉넉한 배터리와 주행 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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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온라인 갈무리

전기차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인 주행거리 문제도 대용량 배터리로 해결했다. 지커 009는 CATL이 공급하는 3세대 CTP(Cell to Pack) 기술이 적용된 기린(Qilin) 배터리를 탑재한다. 용량은 트림에 따라 116kWh 또는 140kWh가 제공된다. 중국 CLTC 기준으로는 최대 700~822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국내 환경에 맞춰 보수적으로 환산하더라도 1회 충전으로 400km 후반에서 500km 초반대의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추가 충전 없이 도달할 수 있는 수치다. 휴게소마다 충전 전쟁을 치를 필요 없이 목적지까지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장거리 운행이 잦은 미니밴 차주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이다. 충전 속도 또한 10%에서 80%까지 약 28분 내외가 소요되어,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을 다녀오는 시간이면 충분히 다음 목적지까지 갈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동력 성능 역시 부족함이 없다. 듀얼 모터 시스템을 탑재해 최고 출력 544마력을 발휘한다. 공차중량이 2.8톤에 육박하는 거구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5초 만에 도달하는 순발력을 가졌다. 물론 미니밴으로 드래그 레이스를 할 일은 없겠지만, 6명이 탑승하고 짐을 가득 실은 상태에서도 오르막길이나 고속도로 합류 구간에서 답답함 없이 가속할 수 있는 여유로운 출력을 제공한다.


중국 현지 가격은 약 9,000만 원대부터 시작하며 최상위 트림은 1억 원을 웃돈다. 국내 출시 시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고가 구간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1억 원에 육박하는 토요타 알파드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끄는 현상을 볼 때, ‘고급 전기 미니밴’이라는 확실한 포지셔닝이 된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의 가격대를 고려하면, 유지비와 정숙성 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지커 009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정지민 에디터
withwalk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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